나를 비우고, 사람의 마음을 보라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하여 발생하는 업이 넘실되는 하루를 겪었다. 이미 나위주로 생각하는 '나'라는 마음에서 발하게 된 人心이 道心을 압도한 날이었다. 경민간사님이 티슈에서 담배냄새가 난다고 지적했을 때도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고 가만히 그 상황을 회피했고, 현수간사님이 시계에 대해서 하나하나 진지하게 여쭈어볼 때도 농담과 오만섞인 패기로 일관했고 사무실에서는 나로인해 성환간사님만 소외시키게되는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였다.
순간순간 상황상황마다 깨어있지 못하고 그저 인심에 의한 시뮬레이션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했기에 벌어진 업화(業化)였다. 뒤늦께 그것을 깨닫고 그 순간에 깨어있지 못함을 즉각 반성했다. 그 뒤로 현수간사님의 말씀을 듣는데 집중하고 성환간사님의 진심어린 재미난 농담에 절로 박장대소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다시 사무실은 화기애애 해졌다.
알려고 하면 할 수록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인간의 오묘한 마음들이 행동으로 얼굴로 목소리로 전해지는 것을 보게될 수 있었다. 내 마음이 가득차 있을 때는 상대의 마음을 보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보려고 해도 잘 보이지 않을 때가 태반이다. 그러나 마음을 비우고 그 순간에 집중하게 되면 인간관계에서 사건이 일어나게 되는 계기를 하나 하나 알아차릴 수 있다. 놀랍게도 이러한 사건은 각 자의 마음들이 하나 하나씩 투영되어 묘하게 그 마음들이 엉켜서 일어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마음의 활동을 글로 애써 다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마음으로 그 상황이 일어나는 '마음들'을 보게되면 정말 묘하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자의 마음들이 다른 마음과 연관이 되어 하나의 사건을 만들어 가는 그 과정들에 의해 새로운 결과를 창조해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별 것 아닌 별 것 없고, 중요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설연휴를 쉬면서 책을 멀리하고 적극적으로 인심만 보살핀 업보로 순간에 깨어있기가 불가능 해지고 마음의 여유가 사라지는 날이었다.
나의 부족함을 알게 해주신 오늘의 스승님들께 다시 한 번 죄송한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