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있습니까? 사람하고 있습니까?
사랑이란 기다림이고 자유이다.
서로가 서로의 자유를 존중하고 인정하면서 기다려주는 것.
만약 어느 한 사람이 떠난다 할지라도 그 사람을 위해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사람에 대해 축복해주는 것.
이것이 사랑아닐까?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사랑을 하게되면 그 사람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 하면서 소유하려 한다. "넌 내껀데 왜 다른 사람이랑 만나니?", "왜 다른 남자랑 같이 있니?"
내가 아닌 다른 남자(여자)와 있는 것만으로도 배신감을 느끼고, 두려워지고, 화가나고, 초라해지고, 심지어는 복수까지 하고싶어 지는 이러한 감정은 분명 사랑이 아닌 상대에 대한 폭력이다. 이러한 폭력의 기원은 타자를 자화(自化)시키려는 소유의 욕망에서 기인한다.
사랑이란 하나로 정의하긴 힘들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사랑에서 오는 아픔들은 결국 상대와 자신을 모두 파괴시켜버리는 자학성에 기초한다고 본다. 사랑에 있어서 자학이란 나와 상대를 동일시 하며 그 사람을 나와 같도록 강제하지 못했을 경우, 혹은 헤어질 경우 일어나게 되는 감정이다. 즉 하나에만 집중하게되면서 모든 것을 나의 기준으로 상대를 재단하고 평가하게 되고 결국 상대에 대한 구속으로 이루려고 하는 바람이 실패할 경우 자신을 정신적으로 학대하는 경향을 말한다.
보통 보편적 자학개념은 스스로에 대한 학대로 해석할 수 있지만 사랑을 채우려는 충만기에서 사랑을 내것으로 만드려 하는 소유기로의 전환의 시기에서의 '자학'이란 둘이 아닌 하나의 사랑을 하려고 할 때 생겨나는 마음이다. 그리고 커플들은 서로가 서로를 하나를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둘을 죽여나가는 과정을 통해 사랑을 파멸로 이끈다.
사랑했던 사람은 그냥 사람으로 바뀌게 되고 남남보다 못한 사람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래서 예쁜 사랑을 하려면 하나의 사랑이 아닌 하나이면서도 둘인 것으로부터 시작해 둘이면서 하나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조차 인간은 하나를 너무 고집하거나, 둘을 너무 고집하게되면서 사랑하는 사이간의 믿음이 한 순간에 무너진다.
마지막으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사랑이란 그 사람 자체를 이해하는 것 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진정 함께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는 소통을 잘 해야하고 소통을 잘 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자신을 비우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마음을 내는것도 자아로 가득찬 보통 사람들에게는 지극히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어쩌겠나,
그래서 대부분의 사랑은 꽃이 피기도 전에 지거나
화려한 모란을 보고 만족 하거나
떨어지는 꽃잎들이 날아가는 모습들을 보거나
이러한 과정을 받아들이면서 '지는 사랑'이 자연스러운 것임을 존중하는 것임을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된다면 그를 위해서, 혹은 그녀를 위해서 상대에 대한 마음이 비워지는 과정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랜사랑을 하려면 꽃이 피고 지는 자연의 순리처럼 사랑도 그러하다는 것을 겸허히 존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