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한계는 곧 인간의 한계라 볼 수 있지 않을까?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안철수 의원이 국회에 등원했을 때 덕담으로 이런 말을 했다.
"바깥에서는 명성도 있고, 인품도 좋게 보이시는 분들이 국회에만 오면 사람이 달라진다."
아주 정확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역사적 접근으로 봤을 때 한 정당의 뿌리는 친일파, 독재, 기득권들의 모리배들이 모인 곳이고, 또 한 정당은 그 모리배들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전자는 지금도 확실하고 유효하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양극화를 막지 못했고,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했다. 오히려 중앙권력에 동화되어 흡수된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결국 자신이 가지고 있던 뜨거운 열정과 눈물은 사라진지 오래된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야성을 회복해야 정치도 복원될 것이라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궁극적인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모리배를 자처하는 사람들까지 포용해야 진정한 공화국이 탄생할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모리배는 끊임없이 권력에서 태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야성의 회복은 곧 정의의 회복일 것이다. 정의의 실현은 결국 모리배들의 해체로 이어질 것이다.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불가능한가를 떠나서 이 '정의'라는 것이 얼마나 오래갈지 의문이 든다. 인간의 본성은 너무나 변덕스럽기 때문에 정의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하더라도 그 정의로운 사람들 안에서도 또 다시 권력이 분열될 것이 확실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는 결국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상생의 길로 가야하는 것인데 모리배들이 원하는 이원집정부제 같은 구조로 간다면 '모리배들 간'의 상생과 화합일 것이다.
반면 정의를 추구하는 세력들이 선거구조를 개편하고 정부구조를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분권형 구조개편으로 간다면 모리배들의 영향력은 많이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권력을 잡고 있는 쪽은 모리배들이고 또한 이들은 선거에서 졌을 때도 후방의 압도적인 지원을 받아서 이긴쪽과 대등하거나 위협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이들과 싸우는 것이 지금의 정의지만 또한 그 마저도 힘든 것이지만, 왜 우리 정의로운 세력은 모리배들에게 계속 지는 것인지부터 성찰해야 될 것이다.
앞서 처음 말했던 이완구 원내대표의 말씀처럼 국회는 점점 모리배화 되어가고 있다. 정의를 실현하려는 자들도 모리배들의 인신공격을 흘려보낼 수 있는 성인은 정말로 드물 것이다.
생각해보라, 도둑질 한 사람이 오리발 내밀고 오히려 주인보고 "너희 집안 관리나 잘 해라", "너희가 보안을 잘 안 한게 잘못이지"라 하며 오히려 털린 주인을 욕하는 세상이지 않은가?
상식은 전혀 통하지 않고 그들이 지어낸 소설같은 논리가 진실이되고 현실이되는 세상이 아닌가?
그렇지만 마냥 이런 상황에 모리배들을 탓할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모리배들도 어떻게 보면 사람인데 이들은 맹자가 말하는 사단을 잃어버리고 짐승 보다도 못한 괴물이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불쌍히 여겨 슬퍼할 줄 알고, 착하지 못한 것을 미워할 줄 알고, 겸손하게 남에게 사양할 줄 알고,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인간다운 마음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인간답지 못하다는 것 자체가 벌이고 또한 자신이 그러한지도 모르고 자신의 권력만을 위해 계속해서 괴물같은 행동만을 일삼는 이들은 이미 스스로가 지옥화 된 처지일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행태에 똑같이 전이되어 이들이 성내면 같이 성내고 이들이 이간질 하면 같이 이간질 하고 하는 이런 행태들의 반복적인 경험들이 쌓여 결국 국회는 모리배화 되는 것 같다.
자신을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을 수 있는 사람, 자기(자아)는 원래 없는 것임을 아는 사람, 흐름에 쓸려가지 않고 묵묵히 버틸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나라를 이끌어갈 사람들이 가져야할 덕목이지 싶다.
이미 자신을 괴물화 시킨 사람들이라 할 지라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꿋꿋히 그들을 설득하고, 그들의 공격에도 굴하지 않으면서 진실된 의정활동을 통하여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게된다면 또한 그런 사람들이 점점 늘어갈 수만 있다면 우리 국회의 평화는 올 수 있지 않을까?
행동은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성서의 격언처럼 말을 말뿐인 말이 아닌 진짜로 사람을 사랑하는 휴머니스트가 먼저 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이 노력해야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