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머튼이 길어낸 사막의 지혜 - 안소근 옮김
- 파스토르 아빠스가 말했다. "수도승이 무엇보다 미워해야 할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로써 우리는 세상에서 자유롭게 되기 때문입니다." 한 형제가 물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원로는 이렇게 대답했다. "편안한 생활과 허영입니다."
- 한 형제 원로에게 물었다. "사람이 어떻게 주님을 두려워하게 됩니까?" 원로가 말했다. "가난하고 겸손하며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는 주님을 두려워 하는 것입니다."
- 페르메의 테오도로 아빠스는 세 권의 좋은 책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마카리오 아빠스에게 갔을 때 이렇게 말했다. "저는 세 권의 책을 가지고 있는데 그 책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형제들이 빌려보곤 하는데, 그들도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원로가 대답했다.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더 좋은 것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그는 가서 책을 팔아 그 돈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었다.
- 한 원로가 말했다. "우리가 아무런 진보도 못하는 이유는 우리 자신의 한계를 알지 못하며, 우리가 시작한 일을 계속해 나갈 인내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무런 수고를 들이지 않으면서 덕에 나아가기를 원합니다."
- 어떤 형제가 파스토스 아빠스에게 물었다. "제가 기도하려고 수방에 혼자 앉아 있을 때면 저는 초조해집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원로가 그에게 말했다. "아무도 무시하지 말고, 아무도 단죄하지 말고, 아무도 비난하지 마십시오. 그러면 묵상에 방해받지 않을 것이며 하느님께서 평화를 주실 것입니다."
- 그가 또 말했다. "악은 결코 악을 몰아내지 못합니다. 어떤 사람이 당신에게 악을 행한다면 당신은 그에게 선을 행함으로써 그 선행이 악을 무너뜨리게 해야 합니다."
-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다투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수도승이 아닙니다. 악을 악으로 갚는 사람은 수도승이 아닙니다. 분노하는 사람은 수도승이 아닙니다."
- 테베의 요한이 말했다. "수도승은 우선 겸손해야 합니다. 이것이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주님의 첫 번째 행복선언입니다."
- 원로 가운데 한 사람이 겸손에 대해 물었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을 모욕한 형제가 용서를 청하기 전에 당신이 먼저 그를 용서해 준다면 그것이 겸손입니다."
- 한 형제가 원로에게 물었다. "겸손이란 무엇입니까?" 원로가 그에게 대답했다. "당신에게 악을 행하는 이들에게 선을 행하시오." 그 형제가 다시 물었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원로가 대답했다. "그들한테서 멀리 떨어져서 입을 다무는 것입니다."
- 어떤 원로가 있었는데, 그는 가까이 사는 누군가가 그를 헐뜯으면 직접 그에게 가서 선물을 주었고, 멀리 사는 사람이 헐뜯을 경우에는 다른 사람을 통해서 선물을 보냈다고 한다.
- 요셉 아빠스가 파스토르 아빠스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수도승이 될 수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원로가 대답했다. "당신이 현세에서나 내세에서나 평안을 누리고 싶다면 다른 이들과 마찰을 빚을 때 '난 누구인가?'라고 물으시오. 그리고 아무도 판단하지 마시오."
- 두 형제가 포에멘 아빠스와 함께 앉아 있었는데 한 두 사람이 다른 형제를 칭찬하며 말했다. "이 형제는 악을 미워하는 착한 형제입니다." 원로가 말했다. "악을 미워한다는 것이 무슨 뜻입니까?" 그 형제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사부님 말씀해 주십시오. 악을 미워한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하였다. 사부가 말했다. "자기 죄를 미워하고 모든 형제를 성인으로 보며 성인으로 사랑하는 사람, 그가 악을 미워하는 것입니다."
- 복자 마카리오가 말했다. "진실로 어떤 수도승이 모욕을 칭찬으로, 가난을 부요함으로, 굶주림을 축제로 여긴다면 그는 결코 죽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