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15. 19:01

불교 - 알기 쉬운 '오온'개념 풀이

 오온(五蘊)의 분류 방식은, 서구의 근대적 인식론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그다지 낯설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사물을 인지하고 분류하는 방식은 서구의 것이며, 인도어가 유럽의 언어와 같은 계열임을 고려할 때, 기이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현대 한국어는 산스크리트어와 가깝다. 적어도 한문보다는 그렇다. 이 말에 동의하실지 모르겠다. 고개를 갸우뚱거리실 분들이 많겠는데, 실례로 색수상행식을 ‘한문’ 옥편식으로 읽기보다, 영어 번역으로 읽는 것이 훨씬 선명하고 오해가 적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한문으로 수(受)라니? ‘받아들인다’는 동사인데, 이게 무슨 말이지? 상(想)은 ‘상상한다, 연상한다, 떠올린다’는 뜻이고… 행(行)은 ‘간다, 행동한다’인데, 이게 어떻게 심리적 용어가 될 수 있지? 옳지 식(識)은 좀 낫군… ‘의식’이겠으니… 넷 가운데 오해가 가장 적네… 이 곤혹 앞에서 옥편을 끌어안고 끙끙대는 대신, 영어책을 들추어보라. 거기 수(受=feeling 느낌), 상(想=perception 지각), 행(行=impulse, emotion 충동 혹은 정동), 식(識=consciousness 의식)이라고 적혀 있다. 시쳇말로 감이 팍팍 오지 않는가. 앞으로는 영어로 불교를 공부해야 하는 날이 올지 모르겠다. 

- 한형조, 「대한불교진흥원」 칼럼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