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가 강물을 최고의 선이라고 하는 이유는 세 가지 입니다. 첫째 수선리만물(水善利萬物)입니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기 때문입니다. 더 설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물이 곧 생명입니다. 둘째 부쟁(不爭)입니다. 다투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은 다투지 않습니다. 유수부쟁선(流水不爭先), 흐르는 물은 선두를 다투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산이 가로막으면 돌아가고 큰 바위를 만나면 몸을 나누어 지나갑니다. 웅덩이를 만나면 다 채우고 난 다음 뒷물을 기다려 앞으로 나아갑니다. 절대로 무리하지 않습니다. 쟁(爭)은 무리하게 일을 추진할 때 일어나는 갈등을 의미합니다. 전(戰)은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쟁(爭)은 방법의 문제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합니다. 물이 흘러가는 모양이 부쟁(不爭)의 전형입니다. 노자가 이야기 하는 위무위(爲無爲)가 바로 부쟁입니다. 셋째 처중인지소오(處衆人之所惡)입니다.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곳에 처하기 때문에 상선(上善)입니다. 싫어하는 곳이란 낮은 곳, 소외된 곳입니다. 물은 높은 곳으로 흐르는 법이 없습니다. 반드시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 『담론』, 신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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