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11. 15:07

진정한 사랑인지를 알아보는 법

모든 연애의 초반에는 열정과 환상이 없을 수 없다. 그래도 진정한 사랑만이 살아남는다. 당신을 사로잡는 감정이 진정한 사랑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아보느냐고? 그 연애에 필리아(사랑과 우정)와 동일한 표식이 있는지 살펴보라. 그 사람이 나에게 주는 쾌감 말고도, 그 사람 본연의 진실한 모습을 대할 때 내가 마음에서 깨어나는 기쁨이 있는가? 그 사람을 기쁘게 하고 싶고, 그 사람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고, 그 사람이 온전히 자기답게 살기를 바라는가?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상대가 마음껏 숨 쉬게 해주는 것이다. 살아은 상대를 독점하거나 나 없이는 못 살게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오히려 그 사람의 자율을 바란다. 질투, 소유욕, 상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관계에 기생할 뿐 아니라 아예 관계 자체를 잡아먹는다. 진정한 사랑은 불잡지 않고 되레 놓아준다. 진정한 사랑은 타자를 압박하지 않고 더 편히 쉼 쉬게 해준다. 진정한 사랑은 타자가 자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자기를 자유로이 내준다. 진정한 사랑은 타자의 현존을 추구하지만 고독한 시간, 그 사람과 따로 보내는 시간도 사랑한다. 그런 시간이 있기에 그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욱더 감미롭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휴심정」


<철학, 기쁨을 길들이다>(프레데릭 르누아르 지음, 이세진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

2017. 10. 23. 14:31

철학을 심고 삶을 일군다…욕심 버리고 생명 키운다 …속도 줄이고 느리게 걷자

세상에서, 혹은 그 마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이 먹는 것을 먹고, 가장 가난한 사람이 사는 집에서 살아도 좋다고 여기는 자리까지 가면 좋다. 그것이 편하고 미래도 밝다. 환경과 나는 하나다. 다른 방식으로 말하면 나와 나 아닌 것은 하나다. 나는 나 아닌 것이 있어서 산다. 나 아닌 것에 잘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듯 사랑해야 한다. 남에게 욕을 하면 금방 욕이 내게로 돌아오는 것처럼 공기와 물, 땅에서도 같다. 돌아온다. 반드시 돌아온다. 소나 닭이나 돼지도 같다. 모든 것이 그렇다.


남들보다 빠르고, 남들보다 뛰어나기를 바라는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까지도 착취하며 살아왔다. 뒤돌아보니 나는 어린 시절부터 ‘남들보다 더 성숙하다’는 말을 듣고 싶어 했고, 때로는 나 자신이 ‘조숙함’을 넘어 ‘웃자라 버린’ 느낌에 쓸쓸해지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그것은 ‘성장 신화의 내면화’였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오래 피어나는 꽃이 되고 싶었지만, 그것은 자연스러운 존재의 모습이 아니라 인공의 신화였다. 그렇게 빨리, 많이, 오래 피는 꽃은 생화가 아니라 조화인 것이다. 내 방 안에 조금 일찍 도착한 가을 소식, 이 햇밤 삼형제를 당분간 먹지 않아야겠다. 이 눈부신 가을의 징표로, 그리고 ‘지구학교’를 다녀온 ‘미숙한 청강생’의 마음으로 간절한 바람을 실어 보낸다. 아직 너무 늦지 않았기를. 우리가 자연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한 이 순간이 ‘지구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학교’에 입학하기에 너무 늦지 않은 순간이기를.


최성현 작가 인터뷰, 글쓴이 작가 정여울, 서울신물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81&aid=0002754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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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9. 29. 20:03

이면(裏面)

표면에 드러난 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

상대를 미워하는 것도 상대를 생각하기 때문이고

상대를 증오하는 것도 그만큼 상대를 사랑했던 것이기에

표면에 드러난 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


내가 더 존중하지 못함을 반성하고

내가 더 겸손하지 못함을 반성하고

내가 더 이해하지 못함을 반성하고


너의 고통을 보지 못함을 반성하고

너의 마음을 보지 못함을 반성하고

너의 사랑을 보지 못함을 반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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